해시드벤처스 출범 1년만에 운용자산 4000억 육박
P2E 이어 웹 3.0으로 확장...강남 넘어 여의도에서도 '라이징 스타'

김서준 해시드 대표/사진=해시드
김서준 해시드 대표/사진=해시드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를 향한 대기업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1세대 '가상자산 투자자' 김서준 대표를 향한 시장의 믿음이 이제 벤처업계를 넘어 전통 자본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김 대표의 뚝심 덕에 이제 해시드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투자사 '그레이스케일'과 맞설 만큼 덩치가 커졌다. 


네이버부터 SK-LG, 하이브-무신사도 '해시드'에 러브콜 

2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해시드는 최근 2400억원 규모의 '해시드 벤처투자조합2호' 조성을 마무리했다. 이는 해시드의 두번째 벤처캐피탈(VC) 펀드로 국내 주요 대기업과 금융기관, 콘텐츠 기업들이 다수 참여했다. 이번 투자에는 네이버와 크래프톤, 위메이드, SK, LG, 컴투스, F&F, 무신사, 하이브 등이 참여했다. 특히 모태펀드를 비롯 국책 자금이 아닌 순수 민간 자본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가상자산 발행 기업을 초기에 발굴, 간접투자하는 형태로 이름을 알린 해시드는 지난해 '해시드벤처스'를 설립하며 정식 벤처캐피탈로 출범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민간자본 중심으로 결성한 '해시드 벤처투자조합1호(약정총액 1200억원)'를 결성했고, 두번째 펀드 조성까지 마무리지으며 불과 1년새 4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운용하게 됐다. 

해시드는 크게 세가지 기준에 따라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차별화된 접근법과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풀고 있는 프로젝트 ▲현실 세계에 탈중앙화와 토큰 경제의 효용성을 파급력있게 전달할 수 있는 프로젝트 ▲소셜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는 탈중앙화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특히 해시드는 블록체인 전문 타이틀을 달고 있는 국내 유일 투자사로 사실상 국내에선 경쟁자가 없다.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데다, 어느덧 운용자산(AUM) 규모도 3600억원까지 늘어난 만큼 IB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기하급수 팽창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웹 3.0을 비롯 새로운 인터넷 환경을 조성해줄 개발사를 적극 발굴할 것으로 추정된다. 

돈 버는 게임, 이른바 '플레이 투 언(P2E)'으로 대중의 인식을 바꿨다면 이제는 웹 3.0이라 불리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을 통해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해야한다는 것이 해시드의 다음 목표다. 

 

사진=해시드
사진=해시드

 


'혁신가 김서준' 韓 블록체인 생태계 선구자로 우뚝

서울과학고와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개발자인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벤처투자의 귀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의 한국 자회사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선제적으로 이더리움에 투자하며 국내 벤처시장에서도 '선구자'로 불려왔다. 

계기는 바로 이더리움이었다. 그는 단순 투자를 넘어 이더리움 네트워크 기반의 프로토콜 경제에 눈을 뜨며 플랫폼 구성원 모두가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김 대표는 서울과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마련하고 지난 2017년, 블록체인 전문투자사 해시드를 설립했다. 설립 초기만해도 이더리움 계열의 해외 개발사를 발굴했지만 아이콘과 테라, 메디블록 등 기술력을 갖춘 국내 프로젝트에도 투자를 집행했다.

이처럼 해시드가 초기 발굴한 국내 블록체인 개발사 상당수가 4년만에 어엿한 기업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아이콘과 테라의 경우, 해외에서도 상당한 네트워크를 지닐 만큼 명성을 쌓았다. 양사의 발행량 기준 시가총액은 이미 수십조원에 이른다.

또한 현실적인 서비스 구현을 위해 중앙화 플랫폼으로 커온 대기업과의 협업도 놓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이다. 해시드는 클레이튼을 공동 운영하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 라인의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의 기관 투자자를 위한 파트너십 프로그램 '인더스트리 파트너스'에도 참여해왔다. 

이미 수조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을 보유한 해시드지만, 김 대표는 개방형 경제를 뜻하는 '프로토콜 경제' 확산에 명운을 걸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국내 벤처 시장에 뿌리내리겠다는 것. 실제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스타트업 축제 '슬러시 싱가포르'에서 이미 '프로토콜 기반 경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등 대외 행사에 적극 나서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만나 프로토콜 경제를 역설하는 한편, 국내외 주요 블록체인 행사마다 얼굴을 내밀며 블록체인 대중화의 기수로 활동 중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두차례 이뤄진 펀드 조성에도 김 대표가 직접 비전을 설명하며 인식전환과 더불어 투자시장의 블록체인 교육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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