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거래소 기반 체인 생태계 대중화
국내 코인 규제 완화 분위기속 업비트 이어 빗썸도 자체체인 만지작

2025 UDC '기와' 부스에 몰린 관객/사진=이소라 기자
2025 UDC '기와' 부스에 몰린 관객/사진=이소라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거래소들이 이미 자체 블록체인을 앞세워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두나무가 최근 선보인 '기와(GIWA) 체인'이 국내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거래소 체인 경쟁'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두나무는 자체 블록체인 '기와'을 공개, 본격적인 웹3 플랫폼 사업 행보에 돌입했다. 이와 동시에 자체 지갑 기와월렛을 내놓고 웹3 포털로의 확장을 본격화한 모습이다. 

사실 해외에서는 이 흐름이 일찍부터 시작됐다. 앞서 지난해 미국 코인베이스는 이더리움 레이어2 기반 '베이스'를 내놓고 온체인 생태계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바이낸스 또한 BNB체인을 통해 탈중앙화 금융부터 결제, 게임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아울러 바이비트는 분리됐던 맨틀을 다시 흡수해 자체 체인 강화에 나서는 등 중앙화 거래소(CEX)의 탈중앙화(DEX) 흐름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에 국내 거래소들도 흐름을 뒤쫒고 있다. 그동안 보수적인 규제 환경과 인프라 제약으로 인해 자체 체인 구축에는 다소 소극적이었지만, 두나무가 기와체인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와는 단순히 신규 코인 발행 수단을 넘어, 기존 프로젝트들이 멀티체인 환경에서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인프라가 될 수 있다"며 "업비트는 거래 수수료 외에도 기와체인에서 발생하는 네트워크 수수료를 추가 수익원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원화 상장을 노리는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기와체인을 활용해 네트워크 활성화를 강조하는 전략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이 경우 거래소와 프로젝트 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자체 체인의 활용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다른 거래소들의 대응에도 이목이 쏠린다. 빗썸 역시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시장 환경, 기술적 안정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중이다"라고 전했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 사진=서미희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 사진=서미희 기자

코빗 또한 지난해 오지스와의 합작을 통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아직 자체 체인을 직접 선보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두나무의 행보에 자극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를 중심으로 기와체인이 시장에 안착하면, 빗썸·코인원·코빗 등 다른 거래소들도 유사한 방향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거래소 관계자는 "글로벌 사례에서 보듯 거래소의 자체 체인은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결제, 토큰 증권, 디파이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국내 거래소 간 경쟁이 '체인 생태계 구축'으로 옮겨가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거래소의 체인 구축은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미래 수익 모델과 직결되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나무의 기와 출범은 국내 거래소 판도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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