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 요금제 번들팩 출시...최대 37% 절약
파트너십, 성장 모멘텀 활용...'연합전선' 효과 주목
티빙과 디즈니+가 국내 최초로 '3자 번들' 상품을 출시하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경쟁 구도에 변화를 예고했다. 여기에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을 로컬 스토리 발굴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공개하면서 양사의 국내외 협력 축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티빙과 디즈니+는 18일 티빙·디즈니+·웨이브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번들 요금제를 출시했다. 요금은 월 2만1500원이다. 스탠다드 요금제를 기준으로 했다. 플랫폼별로 2대씩 동시 시청할 수 있다. 풀HD(1080p) 화질을 제공한다.
티빙과 디즈니+는 두 플랫폼을 묶은 월 1만8000원의 '더블' 번들도 함께 출시했다. 각 상품은 개별 구독 대비 23~37%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다수의 OTT 구독에 부담을 느끼는 국내 이용자를 고려한 선택지로 보인다.
티빙 관계자는 "양사 스탠다드 요금제가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선택하는 옵션이라 우선적으로 번들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이용자 반응과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요금제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합 MAU 1450만...넷플릭스 '체급' 따라잡기
플랫폼들은 상호 보완적 콘텐츠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디즈니+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이 높은 반면 한국 오리지널 라인업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티빙은 예능·드라마 중심의 K-콘텐츠에 강점을 두고 애플TV, 파라마운트+ 브랜드관 등을 통해 그간 콘텐츠 수급의 폭을 넓혀왔다. 이번 번들로 이용자는 디즈니·픽사·마블 등과 티빙·CJ ENM·웨이브의 인기 시리즈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한 번에 제공받게 됐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지난달 플랫폼별 iOS·안드로이드 통합 월간활성이용자(MAU)는 티빙 765만, 웨이브 425만, 디즈니+ 261만이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1451만으로 한국 진출 이후 최초로 MAU 1500만을 돌파한 넷플릭스와 비슷한 체급을 지니게 된다.
다만 번들 출시 효과가 구독자 순증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체급 증가를 통한 수익화 과제도 남았다. 티빙은 3분기 매출 988억원, 영업손실 161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6일 CJ ENM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티빙의 실적이 4분기 BEP(손익분기)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며 다양한 성장 모멘텀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협업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티빙-디즈니+ 수요 부합...콘텐츠 소비 증가 기대
파트너십 지속성 측면에서도 청신호가 나온다. 디즈니는 CJ ENM과 콘텐츠 파트너십을 맺고 일본 디즈니+에서 지난 5일부터 티빙 오리지널과 CJ ENM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향후 60여편을 순차 공개하며 브랜드관을 통해 글로벌 동반자 관계를 다질 예정이다.
디즈니는 지난 13일 홍콩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를 열고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로컬 스토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파트너십의 대표적 사례로 CJ ENM(티빙)과의 협력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아태 지역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제작할 것인지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부터 가입자 번들까지 일련의 파트너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묶음 판매를 통한 요금 부담 경감 외에도 다양한 효과를 전망했다.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는 "미국에서는 이종 플랫폼 간 번들 출시가 보편적"이라며 "3개 플랫폼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 소비량 전반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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