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용 KB국민은행 MVNO사업단장 인터뷰

#'통신'과 '금융'의 이색만남

#KB거래고객 대상 특화요금제 '무기'

#100만 가입자 향해 닻 올렸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효도폰'이라 불리며 외면받던 알뜰폰이 최근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12' 시리즈에 이어 삼성전자 '갤럭시 S21'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자급제 단말기와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는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알뜰폰 가입자 순증세도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알뜰폰 사업자 중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을 꼽으라면 대부분 알뜰폰 시장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진 KB국민은행의 '리브엠(Liiv M)'을 꼽는다. 중소 사업자들과 통신사 자회사들로 꾸려진 알뜰폰 시장에 대기업 금융그룹이 야심차게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금융 서비스와 통신 서비스 결합이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시작한 리브엠은 출시 만 1년을 넘어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입자 확대에 나선다. 양원용 KB국민은행 리브엠 MVNO사업단장에게 리브엠만의 차별화 전략을 들어봤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100만 가입자 자신감

양원용 KB국민은행 MVNO사업단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양원용 KB국민은행 MVNO사업단장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지난 2019년 4월 1일,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 시행됐다. 이는 정부가 일부 규제를 완화해 은행이 알뜰폰을 이용한 금융‧통신 결합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B국민은행은 별정통신사업자 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시중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알뜰폰 사업자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2019년 12월 '리브엠'의 닻을 올렸다.

"리브엠은 금융과 통신의 새로운 만남을 기조로 기존 이통사의 페인 포인트(Pain-Point)를 해소하고, 금융 노하우와 높은 고객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거래와 무약정을 통한 고객의 선택권 확대 등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브랜드입니다. 디지털 금융이 스마트폰 안에서 이루어진다면 애초에 통신과 금융을 결합해보면 어떨까라는 내부의 작은 의문들이 아이디어로 발전했고, 그 결과 리브엠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911만1285명이다. 이 중 리브엠 가입자 수는 9만1000명으로 전체 알뜰폰 가입자 중 약 1% 수준이다. 기대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리브엠은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당시 가입자 100만명 달성이라는 목표치를 내세웠다.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양원용 단장의 항해 계획은 변함이 없다. 

"타 알뜰폰 사업자들의 공격적 영업 영향 및 이통3사 요금인하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됐습니다. 하지만 100만 가입자 달성 목표에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통신'+'금융'으로 차별화 전략 앞세운다

리브엠은 타 알뜰폰 사업자들은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혜택을 앞세워 가입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과 통신의 융합을 통한 특화 요금제 출시와 친구 결합 할인 제도, KB모바일 인증서를 활용한 비대면 본인인증방식 간소화, 리브엠 멤버십 서비스 출시 등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단말기 제조사와의 제휴를 통해 자급제 단말기 구입 채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KB금융그룹 금융거래와 통신 기본요금을 연계한 통신요금도 선보였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과 제휴를 강화해 이통 3사 '단말+요금제' 판매 방식처럼 '단말+알뜰폰' 상품을 선보여 알뜰폰 취약점인 단말 수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사용자 혜택도 크게 강화할 예정입니다. 최근 1코노미, 나홀로족 등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를 반영해 이통3사 가족결합제도를 보완하는 친구 결합 할인제도를 선보이며, 가족이 아니어도 친구나 직장동료 등 상대방의 성명과 전화번호만으로 회선당 2200원의 통신 기본요금을 할인해 드리고 있습니다."

리브엠 알뜰폰 멤버십.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리브엠 알뜰폰 멤버십.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멤버십 서비스도 있다. '금융'과 '생활' 혜택 중 선택 가능하다. 금융 혜택은 KB국민프리미엄적금 금리우대 쿠폰, 생활 혜택은 베이커리와 카페, 편의점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5000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리브엠은 KB거래고객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콘셉트의 요금제를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오는 22일 당행 우량고객(경찰, 공무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요금제인 'Liiv M 무궁화 LTE, 공무원든든 LTE, 선생님든든 LTE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소알뜰폰 사업자와 협업 통해 파이 키울 것"

양원용 단장은 자급제가 활성화되면서 알뜰폰 시장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금융회사가 이동통신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에 대해서는 리브엠은 이윤을 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리브엠은 통신시장에서 합리적인 통신비가 활성화되고 정직한 판매질서가 자리잡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회사의 이윤 극대화가 아닌 KB국민은행 고객에게 금융 외적으로도 더 많은 혜택을 드리는데 목표가 있습니다."

거대 기업의 가세로 중소 알뜰폰 업체가 위협을 받는다는 불만에 대해서는 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원사로서 알뜰폰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단장에 따르면 현재 리브엠 가입 고객 가운데 기존 이통3사에서 이동한 고객 비중은 60~70%에 달한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이동통신 사업자에 국한돼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향후 이동통신망 사업이 O2O, IoT,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산업 및 분야로 확장됨에 따라 알뜰폰 사업도 함께 다양한 분야로까지 확대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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