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 모두싸인 CTO 인터뷰
"서명은 단순한 기술 행위가 아닌, 사람 중심의 본질적 행위입니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서명이라는 행위 자체는 남을 것입니다."
이동주 모두싸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일 테크M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자서명과 계약 관리의 혁신은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동주 CTO는 국내 최초 오픈소스 한국어 형태소 분석기 '꼬꼬마(KKMA)'를 개발한 자연어처리 전문가다. 삼성전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텍스트 마이닝 엔진과 추천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후 AI 기반 추천 솔루션 기업 레코벨, 블록체인 플랫폼 스타트업 부스트, 이더리움 레이어2 개발사 라이트스케일을 공동 창업하며 연쇄 창업가로 활동했다. 부스트가 번개장터에 인수된 뒤에는 CTO로 합류해 대규모 트래픽 처리와 AI 기반 검색·사기탐지 시스템을 이끌며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
그는 최근 국내 1위 전자계약·전자서명 서비스 기업 '모두싸인'에 합류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계약'이라는 인간 행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3와 블록체인을 경험하면서 탈중앙화와 보안, 오너십의 개념을 깊이 생각했다"며 "서명은 앞으로도 반드시 남는 행위이자, AI가 혁신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AI와 결합한 계약 혁신 구상...계약생애주기관리 솔루션 고도화
모두싸인은 전자서명을 넘어 계약 전 과정을 다루는 계약생애주기관리(CLM) 솔루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업스테이지와 협업해 한국어 법률·계약 데이터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동주 CTO는 "글로벌 LLM은 영어 데이터에는 강하지만 한국어 계약서, 특히 문화적 맥락을 담은 법률 문서에는 한계가 있다"며 "업스테이지의 한국어 AI 역량과 모두싸인의 계약 데이터를 결합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동주 CTO는 CLM 시장의 최대 과제로 '보안과 신뢰'를 꼽았다. 그는 "계약은 민감한 개인정보와 기업의 핵심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AI만 도입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계약 생성부터 검토, 협상, 체결, 보관, 갱신까지 전 과정에서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철저히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80점짜리 자동화가 아니라 90~100점을 만족하는 완결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기업 고객에게 AI 계약 관리가 주는 가치는 효율성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에도 있다. 그는 "표준계약서는 AI가 빠르게 검토 시간을 줄여주고, 복잡한 계약서는 변호사가 최종 검토하되 AI가 보조해 품질을 높인다"며 "수천·수만 건의 계약서를 보관·갱신·분석하는 과정에서 CRM, 세일즈 시스템과 연결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인증 기반의 맞춤형 대응 전략
보안과 규제 대응 전략도 강조됐다. 모두싸인은 이미 국내 클라우드 보안 인증제(CSAP)를 획득해 공공기관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민간기업에는 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를, 공공기관에는 네이버클라우드를 활용해 맞춤형으로 대응한다. 또한 SaaS형 외에도 핵심 기능만 제공하는 '구축형 솔루션'을 마련해 엔터프라이즈 고객군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진출도 추진한다. 그는 "글로벌 표준 솔루션이 존재하지만 한국은 도장 문화·카카오톡 중심의 업무 플로우처럼 특수성이 크다"며 "한국 비즈니스 문화에 최적화된 CLM을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두싸인이 단순한 1등 전자서명 회사를 넘어 '한국에서 계약하면 먼저 떠오르는 서비스'가 되기를 바란다"며 "AI와 사람이 함께하는 시대, 계약의 본질을 지켜내면서도 가장 혁신적인 기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미희 기자 sophi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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