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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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영 복귀 6개월만에 새 '빅딜'을 띄운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송치형 두나무 회장과 더불어 직접 '포스트 네이버'의 청사진을 밝힌다. 양사가 추진 중인 협업의 핵심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그리고 이를 매개로 한 국내외 결제·금융·블록체인 서비스의 전면적 통합이다. 검색과 인터넷 플랫폼을 넘어 네이버 웹3 포털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복귀 6개월만에 다시 등판하는 이해진, 송치형과 함께 네이버 미래 알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오는 27일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 비전과 사업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날인 오는 26일에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안을 의결한다.

이날 행사에는 이 의장과 송 회장 외에도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각사 CFO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향후 양사가 구축할 새 금융 생태계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 유력하다. 신규 결제·보상·투자 서비스 등 통합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가치를 약 5조원, 두나무를 약 15조 원으로 평가한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가 지분 약 70%를, 두나무는 송 회장이 약 25%를 보유하고 있다. 1대 3 비율로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송 회장(약 19%)을 포함한 두나무 경영진이 합병 법인 지분 약 28%를 확보하고, 송 회장은 최대주주에 오른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네이버는 17% 수준으로 지분율이 희석돼 2대 주주가 된다. 

최대주주에 등극한 송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송 회장을 필두로 네이버 그룹의 지배구조와 사업 체질 개선이 뒤따를 전망이다. 

당장 업계에선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첫 대중화 사례를 네이버-두나무 연합군이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플랫폼 서비스로 다수의 이용자 기반과 결제 인프라(네이버페이 등)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두나무는 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로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인프라 역량을 갖춘데다, 자체 웹3 플랫폼 기와를 통해 토큰 이코노미 구축이 가능하다. 양사의 협업은 단순한 제휴를 넘어 플랫폼+블록체인 금융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이들이 유통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결제·송금·해외송금 구조에서 달러화·외국환 중개 비용 및 환율 리스크를 일정 부분 제거할 수 있는 구조적 혁신으로 꼽힌다. 양사가 구체적인 스테이블코인 활용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내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도록 유도할 공산이 크다. 

구체적으로 네이버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검색·콘텐츠·커머스·결제)과 두나무의 거래소 및 디지털 자산 인프라는 사용자 유입-자산 저장-콘텐츠 소비-결제-환전까지 일관된 흐름을 만들어낼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글로벌 흐름으로 보면,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결제·송금·탈중앙금융(디파이)에서 중요한 인프라로 부상 중이며, 네이버-두나무 연합군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제대로 정착시킨다면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사진=각사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왼쪽)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사진=각사

 


구글 넘어 새로운 네이버 생태계 등판 임박...포스트 코인베이스·서클 '기대감'

업계에선 양사의 협업이 기존 글로벌 코인 인프라 기업인 코인베이스와 서클의 결합을 연상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네이버+두나무의 통합 플랫폼은 포털·결제·교환소·자산관리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는 '슈퍼앱' 모델로 통한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금융 인프라는 서클의 USDC 모델과 유사한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전략과 비교된다.

이 구조가 본격화될 경우, 한국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독자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고, 네이버+두나무 생태계는 국내외 금융·자산시장과 연결되는 포털 역할을 맡게 된다.

당장 20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의 월간 사용자 수 및 생태계 일원과 두나무 업비트의 코인 사용자 기반과의 결합을 통해 서비스 확장을 꾀할 수 있다. 코인 기반 결제와 송금, 코인 거래 및  자산관리, 이를 활용한 웹3 콘텐츠/커머스 소비로 이어지는 플로우 구현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기존의 코인 형태가 아닌 토큰증권, 나아가 IP 토큰 거래 등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의 자산토큰화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네이버 아이디 기반 로그인·결제 연동으로 일반 대중의 코인 투자 또한 더욱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선 네이버와 두나무의 이번 협업이 단순한 사업 제휴를 넘어 웹2에서 웹3로 넘어가는 금융 생태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한 국내외 금융·결제·자산플랫폼 통합은 국내 빅테크가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검색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가 스테이블코인을 만나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디파이 등 코인 생태계와 만나 더 풍성하게 발전할 것"이라며 "양사 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정부의 지원을 받는 네이버-두나무 생태계는 국내 사업자 중 가장 과감한 도전자가 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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