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분야는 고전적이고 딱딱하고 새로운 걸 시도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러한 에너지 분야에 정보기술(IT)을 더해 신선하게 잘 풀어가는 곳이 바로 엔라이튼이다. 엔라이튼은 에너지 산업의 모든 것을 담는 '슈퍼앱'이 되는 것을 꿈꾼다."

강대호 엔라이튼 데브옵스(DevOps)의 말이다. 엔라이튼은 IT 기술과 금융 솔루션을 바탕으로 에너지 분야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뿐만 아니라 전기차, 수요반응(DR) 등 각지에 흩어진 에너지 자원을 모아 가상발전소(VPP)를 만들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엔라이튼은 에너지 산업 전문가들이 합류해있다고 입소문이 났다. 금융, 데이터, IT 등 각 분야 전문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였다.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 관계된 자금조달, 보험가입, 유지·보수 등 서비스를 고객에게 중개하거나 직접 제공하는 과정에서 다층적인 전문성이 필요한 탓이다.


'에너지계 토스' 꿈꾸는 엔라이튼

모든 금융 서비스를 아우르는 '토스'처럼, 에너지 산업의 모든 것을 담는 슈퍼앱이 되는 것이 엔라이튼의 목표다. 엔라이튼이 운영하는 서비스는 ▲발전왕 ▲발전왕 비즈 ▲충전왕 등이 있다. 발전왕은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시간 발전 상태, 수익을 올리거나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발전왕 비즈는 시공사와 전기안전 관리자를 위한 상업용 태양광 발전소 통합 관리 솔루션이다. 충전왕은 전기차 충전소 현황과 요금 등을 보여준다.

/그래픽=디미닛 제작
/그래픽=디미닛 제작

"현재 140명 규모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조직은 전략, 플랫폼, 개발, 태양광 사업, 에너지 사업 등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다. 에너지 플랫폼 사업 특성 상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금융, 정책, 시스템 운영 관리 등 다양한 요소에 전략적 대응이 필요해서다. 개발팀 아래는 '데브옵스' 파트도 존재한다. 주로 서비스 아키텍쳐 설계, 클라우드 IT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애플리케이션 Ci/CD 파이프라인 구축, 서비스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집단 지성'은 엔라이튼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면적인 산업인만큼, 함께 공부하고 해결책을 만들어내자는 의미에서다. 개발 과정에서 배운 지식이나 문제 해결 방법들을 문서화해 상시적으로 공유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되는 개발팀 미팅 또한 인기가 뜨겁다.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이지만, 개발팀 외 마케팅, 사업, 전략 등 다른 팀도 자발적으로 참관한다. 에너지 산업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 등을 자유롭게 나눈다.

"에너지 산업이 낯선 구성원들을 위한 '온보딩' 프로그램도 마련돼있다. 엔라이튼에 합류하면 각 부분별로 담당자가 조직 소개를 이어간다. 각 팀의 리드 분들과 C레벨 임원분들이 직접 에너지 산업에 관한 브리핑을 해주는 것이다. 업무 시간을 할애해 '풀타임'으로 진행한다. 구성원들은 이를 '에너지 전문가를 2주 속성으로 만들어주는 쪽집게 과외' 등으로 평가해준다. 실제 온보딩 프로그램 이후 바로 업무에 적응해 기량을 발휘하시는 구성원분들이 많다."

에너지 산업을 향한 열의도 넘친다. 엔라이튼 구성원들은 에너지 산업 관련 자격증과 교육을 받는 것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신재생에너지 산업기사 자격증 등이 대표적이다. 비용은 회사가 지원한다. 구성원의 성장이 회사의 발전으로 연결된다는 믿음으로 말이다. 더불어 모두가 에너지 관련 정보에 대해 언제든 물어보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사내 '에너지 전문가'가 항상 상주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질문과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열려있다는 후문이다.


구성원들은 모두 '친환경'에 진심

"엔라이튼 구성원들은 에너지 서비스 발전을 위한 단계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함께 실천한다. 엔라이튼의 문화는 '스크럼'으로 표현된다. 자체 결정권을 가진 소규모 조직이 '스프린트'로 불리는 업무 과제를 수행하는 식이다. 발전왕, 충전왕, 수요반응 등 각 서비스별로 스크럼 팀을 꾸려 기획과 개발을 진행한다. 서베이에도 적극적이다. 일례로, '쿠팡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뭘 쓰는지' 등 업종을 넘나들며 조사하고, 적용하며 실험한다."

/그래픽=디미닛 제작
/그래픽=디미닛 제작

전체 인원의 30~40%가 개발 인력이다. 태양광 인버터와 연결돼 정보를 수집하는 모니터링장비(RTU) 하드웨어부터, 발전왕·충전왕 등의 스마트폰 앱, 그리고 발전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 웨어하우스, 미래 발전량을 예측하는 데이터 사이언스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있다. 또 '백오피스'를 두어 에너지 공급자와 수요자들의 요청을 수렴하고, 서비스에 반영한다. 이러한 소통 과정은 전부 데이터베이스화돼 구성원 모두가 공유한다.

"에너지 공급자와 수요자를 잘 '연결'하고자 하는 목표는 실제 서비스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다. 1만5000여곳의 이용자를 확보한 태양광 서비스 '발전왕'에 발전소 서류함과 맞춤 보고서 기능 등을 추가하고, 안전 관리자나 공동 소유 가족이 발전 소유주와 함께 관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발 중이다. 또 시공사와 전기안전관리자를 위한 솔루션 '발전왕 비즈'엔 통합 모니터링 기능을 고도화해 보다 효율적인 태양광 발전소 관리를 도울 예정이다."

에너지 산업을 플랫폼에 담을 수 있는 것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했기에 가능한 작업이다. 엔라이튼은 발전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첫 단추 'RTU'를 한 단계 더 업데이트했다. RTU는 발전소 현장에 설치되는 통신장비로 인버터에서 기록되는 생산 발전량 데이터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한다. 이번 업데이트로 보다 세분화하고 정확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은 전력 생산량, 장치 이상 유무 등 다양한 정보를 발전왕 앱을 통해 알람으로 받아볼 수 있다.

"현재 분산된 재생에너지 전기를 모아 필요로 하는 기업 등 수요자 측에 편리하게 공급할 수 있게 '연결'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마치 '공동구매'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기업이 쓰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국제적 캠페인인 'RE100' 등 에너지 산업의 기회의 땅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어떻게 발전 사업을 할 수 있는지, 어디에 공사를 맡기고 발전으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엔라이튼'이 바로 떠오르는 게 목표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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